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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치팅데이] 참치액으로 감칠맛을 더한 스테이크 크림 파스타, 배란기 식욕 달래기

by mweeee 2026. 4. 8.

평일 내내 미숫가루 한 잔, 혹은 바나나 하나로 저녁을 버텨내는 삶. 아이의 식단을 챙기면서도 정작 엄마인 나의 배고픔은 뒷전으로 미루는 것이 우리네 일상이지요. 2년째 평일 절식을 이어오며 나름 '절제의 아이콘'이라 자부해 왔지만,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보통은 생리 전 증후군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저는 유독 배란기가 되면 이성을 이기는 식욕이 고개를 들더라고요. "참을 수 있지만, 오늘은 그냥 나를 좀 놓아주고 싶어!"라고 외치게 되는 그런 날 말이에요. 오늘은 참으려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고, 냉장고 속 재료로 뚝딱 만들어낸 야매 투움바 스타일 '스테이크 크림 파스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오랜만에 나를 위한 정성스러운 치팅데이 메뉴. 미디엄으로 잘 구워진 스테이크를 올린 투움바파스타st 스테이크 크림파스타

 

냉장고 파먹기로 탄생한 뜻밖의 만찬

 

아이의 저녁을 준비하려 열어본 냉장고에서 주말용으로 아껴두었던 선홍빛 살치살을 발견한 순간, 제 안의 무언가가 스위치를 켰습니다. 평소라면 망설임 없이 냉동실로 보냈겠지만, 배란기 호르몬의 습격 덕분에(?) 이 고기는 제 치팅데이의 주인공이 되었죠.

냉장고 구석에 있던 참타리버섯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를 보며 머릿속에 '크림 파스타'가 스쳤습니다. 매콤한 페페론치노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살림 9단 엄마들에게 '없으면 없는 대로'는 기본 소양이죠. 한국인의 소울 소스, 고춧가루와 케첩을 활용해 아웃백 부럽지 않은 투움바 스타일을 연출해 보았습니다.

 

실패 없는 야매 투움바 파스타 레시피 (feat. 참치액의 한 끗)

 

전문적인 파스타 소스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우리 집 주방에 늘 있는 양념들로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낼 수 있거든요.

 

1. 재료 준비 (1인분 기준)

  • 메인: 파스타면(링귀니 추천), 소고기 살치살(스테이크용)
  • 부재료: 참타리버섯(혹은 양송이, 새송이), 우유 250ml, 슬라이스 치즈 1장
  • 양념: 다진 마늘 1 티스푼, 올리브유, 케첩 1 티스푼, 고춧가루 1.5 티스푼, 치킨스톡 1 티스푼, 참치액 1티스푼, 후추 넉넉히

2. 풍미를 살리는 조리 과정

  1. 밑작업: 약불에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아 향을 냅니다. 여기에 참타리버섯을 넣고 후추를 살짝 뿌려 숨이 죽을 정도로만 볶아주세요.
  2. 비법 양념: 볶아진 버섯에 케첩 1 티스푼과 고춧가루 1.5 티스푼을 넣어 골고루 섞어둡니다. 이 과정이 투움바 특유의 감칠맛과 붉은 색감을 만들어냅니다.
  3. 면 삶기: 끓는 물에 소금을 넉넉히 넣고 면을 삶습니다. 나중에 소스에서 한 번 더 졸여야 하므로 평소보다 1~2분 정도 덜 익히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4. 소스 만들기: 팬에 우유를 붓고 치킨스톡과 참치액을 넣습니다. 여기서 참치액은 서양 요리의 앤초비 같은 역할을 하여 소스의 무게감을 잡아줍니다.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이고 치즈 한 장을 녹여주세요.
  5. 합치기: 치즈가 녹아 소스가 걸쭉해지면 미리 양념해 둔 버섯을 넣고, 삶아진 면을 투하해 소스가 면에 쏙 배어들 때까지 졸여줍니다. 모자란 간은 소금으로 조절하세요.

 

스테이크의 정점, '레스팅'의 미학

 

파스타 소스가 졸아드는 동안 옆 화구에서는 살치살을 굽습니다. 스테이크 굽기에는 정답이 없지만, 딱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레스팅(Resting)'입니다.

센 불에 사면을 노릇하게 구워낸 고기를 바로 썰면 육즙이 다 빠져나가 고기가 퍽퍽해집니다. 구운 직후 접시에 옮겨 최소 3분 이상 가만히 두세요. 이 시간 동안 고기 안의 수분이 골고루 퍼지며 가장 부드러운 상태가 됩니다. 먹기 좋게 썬 고기를 파스타 위에 넉넉히 얹어주면 완성입니다.

 

엄마에게도 '나를 위한 정성'이 필요한 이유

 

돌이켜보니 한동안은 요리하는 행위 자체가 귀찮음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편식은 안 하지만 양이 적고 입이 짧은 아이를 위해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고 밥상을 차리다 보면, 정작 '나'를 위한 음식에는 소홀해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렇게 호르몬의 핑계를 빌려서라도 정성껏 차려 먹고 나니, 단순히 배를 채운 것이 아니라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비록 내일부터는 다시 요요를 걱정하며 주말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지도 모르지만, 이 만족스러운 식사 한 끼가 주는 에너지는 당분간의 절식을 버티게 할 힘이 되어주겠지요.

 

요리 팁 정리: 더 맛있게 즐기는 한 끗 차이

 

  • 후추는 다다익선: 크림의 느끼함을 잡기 위해 후추는 조리 마지막에 생각보다 넉넉히 뿌려보세요.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 면수 활용: 소스가 너무 꾸덕해진다면 버리지 않은 면수를 한 국자 넣어 농도를 조절해 보세요. 전분기가 있어 소스가 면에 더 잘 달라붙습니다.
  • 참치액의 마법: 굴소스보다 깔끔하고 소금보다 깊은 맛을 원할 때 참치액 한 스푼은 양식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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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주방을 지킨 모든 엄마들을 응원합니다.

가끔은 호르몬을 핑계 삼아 근사한 치팅데이를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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